미얀마, 내전 중 덮친 지진… 사망자 1700명 넘어서다
Lisa Zengarini
미얀마 현지의 열악한 물류 환경 속에서도 구조 활동이 전개되고 있으나, 지난 3월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3월 30일 공식 집계 사망자 1700명 넘어
지난 30일 밤 기준으로 공식 확인된 사망자는 1700명을 넘어섰으나, 전문가들은 최종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 인근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건물과 교량, 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이 무너지는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특히 만달레이와 사가잉 지역은 피해가 극심해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했으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많은 주민들이 부상을 입거나 건물 잔해에 매몰된 상태다.
종교 시설도 큰 타격을 입어 사원과 사찰, 교회 등 150개 이상의 종교 건물이 손상되거나 완전히 파괴됐다. 만달레이대교구장 마르코 틴 윈 대주교는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뉴스 통신사 아젠치아 시르(Agenzia Sir)를 통해 대교구 관할 내 거의 모든 성당과 건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지진 발생 당시 라마단 마지막 금요일 예배를 드리던 수백 명의 무슬림이 이슬람 사원 붕괴로 희생됐다. 수천 명의 불자들은 불교 사원과 사찰이 무너지면서 피해를 입었다. 그리스도인들도 교회와 성당 붕괴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국제 지원 요청
이번 지진은 미얀마 200년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쿠데타 이후 군부와 반군 세력 간 4년째 이어진 내전 상황에 더해진 국가적 재앙이다.
재난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자 군부 정권은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엔은 즉각 5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자금을 편성했으며, 유럽연합과 영국, 호주 정부도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 지원금을 즉시 투입하기로 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국제 카리타스를 비롯한 구호단체들도 공동 모금 활동에 나섰다.
현장의 구호 활동, 산적한 어려움
이러한 국제적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물류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많은 피해 지역에서는 여전히 깨끗한 물과 전기, 인터넷과 같은 기본 인프라가 절실하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간의 불교 사원들의 피해 상태와 중국으로 연결되는 주요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의 정확한 피해 상황 보고가 거의 없어 전체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제사회, 즉각 휴전 촉구
재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군부 정권은 야당인 국민통합정부(NUG)가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일방적으로 부분 휴전을 선언했음에도, 미얀마 일부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얀마 북서부 파욱 지역에 대한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군부는 중국과 국경을 접한 카친주의 바모 지역에 대한 공격도 감행했다.
유엔은 이러한 군부의 공격 행위를 두고 “극도로 비인도적이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군사 작전의 즉각적인 중단을 군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 겸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도 지난 3월 28일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취지로 휴전을 호소한 바 있다.
번역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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