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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5 Un momento della presentazione del libro "il folle di dio alla fine del mondo" di Javier Cercas 2025.04.05 Un momento della presentazione del libro "il folle di dio alla fine del mondo" di Javier Cercas   (©Pasqualini, Musacchio/Musa)

세르카스, “제가 본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진정한 사제이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몽골 순방에 대한 책을 저술한 스페인 작가 세르카스가 기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ndrea Tornielli

 

“어색한 첫 만남의 순간이 지난 후 곧바로 ‘네’라고 대답하는 교황과의 개인적인 대화에서 깨달은 사실은 이분이 진정한 사제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기 스스로를 불가지론자라고 말하는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세르카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몽골 순방에 대해 다룬 자신의 저서『세상 끝에서의 하느님의 어리석음』에서 한 말이다. 『바티칸 뉴스』는 그와의 통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들었을 때의 마음에 대해 물었다.

“저도 당연히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아마도 전 세계가 믿었듯이, 저도 교황님께서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저는 마치 저의 매우 가까운 지인 누군가가 죽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세르카스는 그가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진 부성애적 감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그분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아셨고,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 않으시고,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교황이셨습니다. 물론, 교황은 거의 ‘신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톨릭 신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교황님 역시 무엇보다도 인간이라고 믿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인간이었습니다. 첫 번째 교황인 베드로 사도는 많은 결점을 지닌 사람이었으며, 그리스도를 세 번이나 배신했습니다. 교회는 나약한 이들, 죄인들이 모인 곳입니다.”

세르카스는 이러한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슈퍼맨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그분이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에 선출된 것을 수락하시며 하신 말씀이 ‘비록 제가 죄인일지라도, 수락하겠습니다’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인간성과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그분의 이러한 인식은 저에게 특별한 것입니다. 제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한나 아렌트가 성 요한 23세 교황에 대해 ‘그분은 베드로 사도좌에 앉은 그리스도인 이십니다’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누구도 그 어떤 교황에게서 기대하지 못한 놀라운 일을 해 내신 분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십니다. 저는 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제 책의 끝부분에서, 제가 교황님과 저의 어머니처럼 신앙심이 깊은 신자였다면, 이는 작은 기적이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세르카스는 몽골행 비행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나눈 대화를 회상했다. “저의 책에는 신앙심이 깊은 저의 어머니가 저에게 질문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교황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교황님의 어떤 분이시니?’. 제 어머니는 매우 연로하시고, 건강도 좋지 않으셨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교황님은 플로리안 신부님과 같은 분이시다’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로리안 신부님은 제 어머니의 본당 신부님이시고, 저의 부모님의 혼인 성사를 주례한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어색한 첫 만남의 순간이 지난 후 곧바로 ‘녜’라고 대답하신 교황님에 대한 저의 첫 인상은 교황님은 진정한 사제였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우선 진정한 사제이셨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재능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매우 지적인 분이었고, 풍부한 교양을 가지셨으며, 폭 넓은 경험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세르카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교황의 “겸손함, 다양한 면모를 가지셨지만 평범한 사람의 겸손함”이었다. “그분이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쓰신 최초의 교황님이라는 점이 저에게는 매우 놀랍습니다. 그분은 교황명으로 이 이름을 선택하셨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첫 번째 덕목이 바로 겸손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우 작은 존재이며,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고 있지만 작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끝으로, 세르카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가르침에 대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회에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이 단어에 부여된 의미에 달려 있습니다. ‘교리적 혁명’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터무니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저 허위일 분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혁명’이었다면, 아마도 그랬다면 그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혁명이었습니다. 그분은 교황이 된 최초의 공의회의 아들입니다. 그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말한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곧, 그리스도의 교회, 초대 교회로 돌아가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분은 예수회 교양지「치빌타 카톨리카」와의 첫 인터뷰에서 교회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명확하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를 제의방에서 나오게 하시어 거리로 나아가게 하고 싶습니다. 곧, 그리스도의 그리스도교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세르카스는 몽골 여행 중 복음의 근본적 혁명가들을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 가는 것이 선교사들에게서 가장 잘 구현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상적인 그리스도인이란 바로 선교사라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저는 몽골에서 그러한 선교사들을 보았습니다. 선교사들은 그리스도의 사도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땅 끝까지 가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이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메시지의 근본적 요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권력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고, 부유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가난한 이들과 함께 다니는 분이었습니다. 저는 성직주의에 대한 비판, 콘스탄티누스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그리스도교로의 복귀가 근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러한 것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교황이셨고, 그분의 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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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4월 2025,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