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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erale papa Francesco

[사설] 지상의 권력자와 소외된 이들, 모두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나눈 형제애의 포옹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작별 순간,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수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 안에서 하나됨의 체험을 함께 나눴다.

Paolo Ruffini

 

모든 이(Tutti).

4월 26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 실제로 모든 이가 모였다. 사람들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가득 했다. 그리고 (많은 이가) 비아 델라 콘칠리아치오네를 따라 주변 거리를 지나 성모 대성전으로 향하는 여정을 따라갔다. 모두, 모두, 모두가 (그곳에)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청년대회부터 “여러분 모두에게 부활을 축하한다”고 했던 주님 부활 대축일 마지막 인사까지 여러 차례 반복해서 했던 것처럼 (모든 이가 있었다.)

 

노인과 아이들, 겨우 몇 개월밖에 안 된 아기들까지 있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 특별한 순간의 증인이 되게 하려고 그들을 데려왔다. 청소년들도 무척 많았다. 나이 차이가 크지 않던 그들은 마치 초월적 존재의 부름을 받은 듯했고, 그들의 언어로 말할 줄 알았던 교황으로부터 신앙의 증거를 이어받으러 왔다. 그 교황은 그들에게 믿고, 희망하고, 꿈꾸라고 호소했다. 평화롭게 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달라고 격려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희년을 위해 이곳에 오게 한 희망이 죽음을 초월한다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장례 미사를 공동 집전하는 사제들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주교들, 추기경들, 세례 받은 평신도들도 함께했다. 그들은 서로의 신앙을 굳건히 했다. 지상의 권력자들, 부자들, 가난한 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작별인사를 전하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들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함께 생각했다. 비신자들과 다른 종교인들도 있었다. 친구들뿐 아니라 철천지원수들까지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모든 이가 베드로의 말씀에 귀 기울였다.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떤 민족이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곧 만민의 주님을 통하여 평화의 복음을 전하시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신 말씀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레 추기경은 (교황 장례미사) 강론을 통해 모든 이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 곧 평화에 대한 말씀, 언제나 패배만 남기는 전쟁에 대한 말씀, 우리가 종종 부정하는 형제애에 대한 말씀들과 누구도 자기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씀, 야전 병원이며 항상 문이 열려 있는 집인 교회에 대한 말씀 등, 모든 이를 위한 교황의 말씀들을 언급했다.

 

오늘 모든 이가, 진정으로 모든 이가 (그곳에) 있었다. 세계적 감염병 기간 동안 성 베드로 광장이 프란치스코 교황만으로 가득 찼을 때처럼 전 세계가 모든 통신의 도구를 통해 연결되어 진정으로 모든 이가 (함께)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하느님의 백성인 온 인류를 하나로 일치시키는 단순한 친교의 비밀이 하나의 포옹으로 모여 신비로운 방식으로 드러났다. 가능하다. 아니, 사실이다. 모든 이가 보는 데서 (드러났다). 특별한 날, 축제를 위한 휴전처럼, 묵주기도의 영광의 신비의 날처럼 말이다. 슬픔을 노래로 변화시킨다. 그리고 죽음과 삶을 함께 거행한다. 죽음과 부활을 거행한다.

 

이것은 들어 올린 교황의 관 앞에서 서로 인사하듯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내는 것도 ‘기약 없는 고별 인사’보다 ‘다음에 만나자’는 작별 인사를 의미한다. 이것은 하나의 헌신으로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며, 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는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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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4월 2025, 16:04